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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권, 북한 핵무력의 세계정체성을 들여다 보았는가”
“문재인 정권, 북한 핵무력의 세계정체성을 들여다 보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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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4.23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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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기획 특집)① 북한 핵무력의 세계 정체성
외눈박이, 바라보고 싶은 것만 바라보면, 보트피플 신세 전락한다.
김정은, “핵·미사일 실험 더 할 것 없어. 수고했어 풍계리 실험장”
2018 남북미 핵협상의 결정적 행위자(actor)는 완결된 핵무력체제
정상회담 주도자 핵무력, 반려자 트럼프 김정은, 중매자 문재인
핵을 완결시킨 변강오랑캐 국가의 출현, 미국·중국의 미래운명 결정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쇠하고 오늘부터 핵실험과 ICBM 발사를 중지한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북한 노동당 4월 20일 제 7기 3차 전원회의 결정서) 

남북 정상회담을 일주일 앞둔 시점인 21일 북한 발 김정은 노동당위원장의 파격적인 결단뉴스에 트럼프 미 대통령도, 문재인 한국 대통령도 환영으로 화답했다.(이하 존칭 생략). 한국 언론의 보도 기조 또한 황금빛 기대 일색이다. 마치 남북,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의 핵폐기와 한반도의 비핵화’ 현실이 눈앞에 닥친 듯 보도되고 해설된다.

그러나 본지가 보기엔 말의 레토릭에 춤을 추는, 턱없는 얘기다. 김정은은 처음과 끝까지 하나도 변한 게 없는데, 우리만 요란하게 장비빛 미래를 그리고 있는 듯 믿기 여렵다. 웬지 속고 있는 듯한 석연치 않은 맥락은 어디에 숨어 있는 것일까? 

바로 우리 자신의 눈과 가슴에 있다. 우리는 지금 “내가 보고 싶은 것만 선택하는 외눈박이의 오류”에 빠져있다. 북한이 내놓은 ‘말잔치의 표면’만 받아들이고, 심층에 웅크린 숨은 전략을 외면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핵심과제인 김정은과 일체화된 핵무력의 정체성과 역량은 외면한다. 그리고  “문재인이 중재하는 트럼프와 김정은의 만남, 그 결과 도래할 핵무기의 폐기와 한반도 비핵화”라는 결과물에 대한 기대감에 들떠 있다. 핵무력을 국제 안보권력의 행위자(actor)로 인정하지 않고 지도자(=인간)가 핵무력 존폐의 결정자인 것처럼 착각하고 있다.    

그러나 김정은의 북한은 핵무력을 지구적 안보의 결정적 행위자(actor)로 신앙화 하면서도, 그 인지사실을 숨긴 채, 김정은의 지도력을 내세우는 ‘외교적 레토릭’을 구사한다. 따라서 북한 매체들의 보도의 기조는 우리 언론과는 전혀 다르다. 북한 언론이 보도한 전원회의 소집 목적을 뜯어보면,

“(김정은 위원장이 2013년에 제시한) 핵무력과 경제 병진노선 가운데 (핵무력 완결을 위한 시간쟁탈전쟁의) 승리를 선언하면서 (완결된 핵무력의 바탕 위에서, 지금부터는) 경제노선에 총력 집중하는 새(로운 시대의 김정은) 전략노선을 채택하기 위함”이라는 게, 그 요지다. 

유감스럽게도 어디에도 ‘핵폐기와 비핵화’라는 단어는 숨어 있지 않다. 그 이유는 핵은 북한체제와 운명화, 즉 역사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핵은 곧 조선이다. 핵은 곧 조선의 운명이다”라는 핵무력과 국가 운명정체성에 대한 규정을 김정은 권력이라고 해도 번복·파기할 수 있는 허사가 아니다.

따라서 북한 언론보도의 맥락의 심층성을 인정하면, 우리(미국과 한국)의 관점과 입장과는 완전히 상반된다. 명심해야 한다. 외눈박이 초점을 선택하면, “우물가에서 숭늉 찾는 격”이 되고 만다. 

트럼프와 문재인의 주장은 “북한에 대한 지속적인 고립과 봉쇄, 압박 작전의 결과, 김정은 체제는 핵무력과 체제보장을 맞바꾸는 일종의 ‘항복’ 노선을 선택했다”는 결과물임을 암시한다. 따라서 트럼프는 ‘핵무력의 불가역적이고, 완전하며, 검증가능한(CVID)’ 폐기로 번역하고, 문재인은 ‘한반도 비핵화’로 해석하여 전 세계에 놓고 있다. 트럼프는 자신의 ‘승전’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김정은의 언급은  전혀 다르다. 전문을 찬찬히 뜯어보면, 핵무력 체제가 북한의 국가운명으로 완결된 결과, 안보 면에서 외세에 침입을 받지않는 자주국방에 승리했다. 따라서 해양패권 국가인 미국과 동등한 국제적 지위를 갖게 된 새로운 세계정세 속에서, (완성된 핵무력을 기반으로 하여) 경제노선에 집중한다”고 선언한 것. 

다시 말해 김정은은 핵 체제가 완결된 이상, 더 이상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실험은 의미가 없고, 사명을 다한 시설을 폐기하는 것일 뿐이라며 웃고 있는 셈이다. 트럼프와 김정은은 이미 새로운 차원의 말의 전쟁(logos game)을 시작했다.

‘성공한’ 중재 당사국이지만, 문재인 정권으로선 곱씹어 봐야할 숨은 사실이 있다. 김정은이라는 이름은 지난해 까지만도 UN과 국제 외교무대에서 ‘악의 축을 계승한 어린 왕손’ 정도로 취급받아 왔다. 그러나 2018년 초, 김정은의 이름은 트럼프와 문재인과 시진핑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무게감 있는 지위자로 비월·반전되었다.

도대체 누가, 무슨 힘이 김정은을 세계적 지도자들과 등등한 반열에 올려놓는 괴력을 발휘했을까? 중재한 남한의 문재인 대통령인가? 아니다. 그  행위자actor는 문재인, 트럼프, 시진핑 등 그 어떤 인간 지도자가 아니다. 그 결정 주인공은 바로 공포적 존재감이 물리력으로 현실화된 ‘완결된 북한 핵무력 체제’이다.   

결론적으로, 2018년, 남북, 북미정상회담을 결정하고 주도하는 결정 행위자(actor)는 핵무력이다. 강조컨대, 문재인과 김정은(남북), 트럼프와 김정은(미북), 혹은 문재인과 김정은과 트럼프 3자간(남북미)간 회담은 ‘결정권자 핵무력이 주도한다’는 현실이다. 정상회담의 주도자는 핵무력, 반려자는 트럼프와 김정은, 중매자는 문재인인 것이다.  

하여, 문재인 정권은 역설적 질문에 대답해야 한다.  알고보면 “핵무력이 주도하는 정상회담에서 핵무력의 폐기나 비핵화가 가능한 것인가?”라는 질문이다.  쉽게 말해, “북한에게 핵무력을 폐기하자는 협상은 교회에 가서 십자가를 없애자”라는 발상에 다름 아니다. 즉 김정은의 북미회담 프레임, 출구전략은 한반도의 비핵화가 아니라, 완결된 핵무력체제가 억지하는 한반도 영구평화의 노선이라는 ‘무시무시한’ 새로운 노선이다. 

김정은의 핵무력과 경제 병진노선의 미래상은 ① 핵무력이 억지하는 북한의(한반도) 영구평화이고,② 자원개발을 통한 경제병진노선의 성공 ③ 중국과 스위스와 스웨덴 방식이 융합된, 주체적 사민주의노선이다.

강조컨대, 문재인 정권은 세계 권력화된 핵무력의 정체성을 바로 보고, 핵무력이 비월시킨 김정은과 북한의 국가정체성을 재규정해야 한다.

  “핵무력은 패권무력의 현상적 실체이다. 핵무력은 한반도가 아닌 지구적 단위의 무력이다.  핵무력은 전쟁의 양상을 전회시킨 다차원적 절대적 무력이다. 핵무력은 패권무력과 단일 국가의 외교안보적 협상지위를 수평화·단위화 시킨다. 핵무력은 국가를 상위하는 절대적 물리적 파괴무력의 행위자이다. 따라서 핵무력 국가끼리는 상호불가침의 법칙이 적용된다.”(박요한, 2013 박사학위 논문) 

남한 정부, 학계와 정치권과 언론은 돌이켜 성찰해야 한다. 

“핵무력은 세계체제이자 기구이고(정치학자 최영), 북한 핵무력은 김일성 주체사상의 물리적 구현이다”(시인 고규태). 사실상 2013년에 완결된 핵무력 체제는 한반도의 시계를 멈췄다.(물리학자 서균열)

김정은과 북한의 국제정체성을 비월·진화 시킨지 오래다. 핵무력은 김일성·김정일·김정은 체제의 승계를 가능케 했다. 세계 최빈국이자 왕조적 군선 독재국가이자, 전쟁이 상시화된 유일사상 체계 국가인 북한을 한반도 안보 결정국으로 비월시켰다. 북한의 미래상은, 미국이 그냥 두면, ‘공포스런’ 핵무력 아카데미 국가로 진화하는데 있다.(박요한)”

북한은 이미 ‘핵을 완결시킨 오랑캐 국가’로 자리 잡았다. 북한 김정은 체제는 미국의 태평양 패권과 중국의 대륙패권 모두에게 ‘전쟁과 평화’를 외교권력 카드로 내세울 수 있는, 자주적 안보역량을 획득했다. 

한마디로 해양패권 미국도 대륙패권 중국도 북한을 필요로 할 뿐, 침공할 수 없다. 북한은 중국에게는 ‘베트남식 친미국가 노선’을 선택할 수 있다는 ‘역설적 공포심’을 심었다.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진 시진핑과 김정은의 정상회담이 그 반증이다. 

또 미국에게는 태평양 패권을 위협하는 지구적 단위의 핵무력 아카데미 국가로 현상화 되었다. 김정은이 “국제정세가 유리해졌다”고 말한 대목은 핵무력이 주도하는 미-중 양수겸장의 카드에, 민족을 매개로 한 남한과의 경제협력 출구전략 노선을 확인했다는 얘기다. 북한에게 러시아와 일본은 보너스적 의미 일 뿐이다.

 

본지의 주장처럼, 핵무력이 ‘한반도 평화 체제구축을 위한 회담’의 주인공이라면, ‘한반도 비핵화나 북한 핵의 폐기’는  외교적 수사에 불과하다. 김정은과 트럼프는 결국 미국이 들여다 볼 수 있는 북한 핵무력, 즉 북한 핵에 대한 미국과 북한의 공동관리 체제와 남북미 공동안보체제의 구축, 나아가 중국, 러시아, 일본의 안보보장 체제이다. 

결국, 핵무력이 억지하는 북한, 혹은 한반도 영구 평화 체제 노선을 걷게 된다. 행위자(actor) 핵무력이 선택하고 핵무력이 공진하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전략이라 이름 붙일 수 있다.

만약, 본지의 분석과 전망이 현실화된다면, 미국과 트럼프는 대국적 견지에서 북한을 친미국가로 껴안고 가는 방안이 유일하다. 그 때, 비핵국가인 남한과 문재인 정권은 국가 외교 정체성의 실종상태, 즉 외교무대에서 난민신세(boatpeople)에 이를 수 있다. 

 

/박요한 기자. 정치학 박사. 본사 발행인 및 편집국장.

 숭실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초빙교수.

한국정치학회·한국 북한 학회 연구위원.

 『북한 핵무력의 세계정체성』, 『시간과 인간의 운명정체성』(도서출판 행복에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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