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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연한 강화’ 카드 꺼내 든 정부… 과열 양상 조정될까?
‘재건축 연한 강화’ 카드 꺼내 든 정부… 과열 양상 조정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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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3.01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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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정부가 잇따라 규제책을 발표한 데 이어 올해 강남 집값을 잡기위해 재건축 연한 연장 카드를 꺼내들어 이목이 집중된다.
지난해 정부가 잇따라 규제책을 발표한 데 이어 올해 강남 집값을 잡기위해 재건축 연한 연장 카드를 꺼내들어 이목이 집중된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도가 시행에 돌입하는 등 재건축 규제가 잇따라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재건축 허용 연한을 최대 40년으로 늘리는 방안을 시사해 도시정비업계가 출렁이고 있다. 

유관 업계 전문가들은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대책에 더해 다각도의 투기 단속ㆍ세무조사에 나선 데도 불구하고 강남 재건축 집값이 잠재워지지 않자 강경책을 이어간다는 뜻을 밝힌 셈이라고 풀이했다.

국토부 “재건축 허용 연한 30년에서 최대 40년으로 늘릴 것”

지난 18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서울 서대문구 가좌행복주택에서 주거복지협의체 회의를 마치고 “재건축은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순기능이 있지만 구조 안정성 문제가 없음에도 사업 이익을 얻기 위해 사회적 자원을 낭비한다는 지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며 “건축물 구조적 안정성이나 내구연한 등 문제를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현재 준공 후 30년인 재건축 연한이 40년으로 늘어나고 재건축 안전진단 요건도 강화할 가능성이 커지는 것 아니냐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현행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상 재건축 허용 연한은 30년이다. 지은 지 30년이 넘은 아파트는 재건축 대상에 해당한다. 연한이 도래한 아파트는 안전진단을 통과하면 재건축이 가능하다. 2014년 9ㆍ1 부동산 대책 대책을 통해 40년이던 재건축 연한이 30년으로 단축된 바 있다. 아울러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도 완화됐다. 층간소음이나 주차시설 문제, 에너지 낭비가 심각한 아파트의 재건축을 촉진하기 위해서였다. 재건축 연한을 넘겼고 주거환경이 열악하다면 구조에 큰 문제가 없어도 재건축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재건축 연한을 10년 뒤로 미뤄 규제를 강화하려는 이유는 정부가 잇따라 규제책을 펼쳤음에도 강남 재건축 집값이 계속해서 급등하는데다가 부동산 투기 세력 등 과열 양상 중심에 재건축사업이 있다는 정부의 판단에 따른 후속 조치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재건축 연한을 계산하고 지은 지 30년이 다다른 아파트에 대한 투자 수요가 급증하는 업계의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다.

지난 22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부터 전국에서 재건축사업 추진이 가능한 아파트는 총 21만3177가구다. 만약 재건축 연한 30년이 유지되면 내년에는 전국에서 13만3591가구가 추가로 재건축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된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은 11만4811가구로 2018년부터 재건축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아파트가 가장 많다. 경기도는 3만6985가구, 인천 2만3397가구, 부산 2만0601가구, 대전 5573가구, 광주 8561가구, 충북 3249가구 순이다.

강남 재건축 단지들 되레 집값 상승 ‘유지’… 업계 “부채질 한격”

이 같은 소식에 잠실주공5단지와 대치동 은마아파트 등 건립된 지 40년이 넘은 아파트 대상 부동산시장은 거래가 더욱 활발하게 가속도가 붙는 등 열기가 번지고 있다는 후문이다. 특히,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에 따르면 잠실주공5단지는 이미 재건축 연한 40년을 충족해 연한이 늘어날 경우 되레 희소성이 커져 가격이 더욱 오를 수 있다. 재건축 연한 연장 발언이 연초부터 급등세를 보이고 있던 잠실주공5단지 시세에 부채질을 한 격이다.

최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잠실주공5단지는(전용면적 76㎡ 기준) 지난 6일 18억 원에 매매됐다. 현재까지 신고된 거래 중 역대 최고가다. 또한 지난 20일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에 따르면 이달 12일 기준(전용면적 76㎡ 기준)은 19억 원에 거래됐다. 일주일 사이에 최고가인 18억 원보다 1억 원이 뛴 셈이다.

이에 대해 업계는 김 장관의 재건축 연한 연장 발언은 되레 일부 단지에 대한 집중포화 현상에 불을 지른 셈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도시정비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강남 재건축 집값의 급등세를 막기 위해 규제를 잇따라 내놓고 있지만 속내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오히려 집값은 오름세가 꺾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강남은 여전히 공급보다 수요가 많은 상황이여서 이번 재건축 연한 연장 발언이 되레 부채질을 한 격이다”고 꼬집었다.

건축사업을 시행할 수 있는 노후 아파트들.(출처=부동산114)
건축사업을 시행할 수 있는 노후 아파트들.(출처=부동산114)

비강남권 “왜 우리에게 폭탄을?”… 업계 “재건축 연한, 강남 집값 잡기식 접근 안된다”

지난해부터 정부는 잇따라 규제책을 발표하면서 강남 재건축과 부동산 투기 세력에 대한 강력한 제제를 지속적으로 시사한 바 있다. 이어 이번에는 재건축 허용 연한과 안전진단 강화 카드를 꺼내 완벽하게 대못을 박겠다는 구상이다. 거래 이전의 초기 단계부터 재건축사업 자체를 억제해 투기 분위기를 잠재우겠다는 계획이다.

재건축 허용 시기를 강화하면 자칫 연한이 지난 아파트는 모두 재건축을 허용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도 있기 때문에 정부는 연한 강화와 함께 재건축사업의 필수 전제 조건인 안전진구조진단 강화에 무게를 둘 것으로 알려졌다. 재건축 허용 기준을 ‘구조물에서 심각한 영향을 줄 정도의 안전 문제가 우려될 때’로 강화하는 것이다. 이렇게 안전진단 요건을 까다롭게 하면 ‘본래 의미의 재건축사업 유도’라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는 정부의 해석이 담긴 것이다.

하지만 이처럼 정부가 집값 안정을 위해 재건축 연한을 연장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재건축 연한을 연장할 경우 되레 강남 재건축이 아닌 비강남권 아파트들이 타격을 받을 가능성도 제기돼 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형국이다.

특히 재건축사업에 대한 움직임이 시작되며 강남 아파트 값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압구정 재건축 대상 단지들은 이미 준공 40년을 훌쩍 넘겨 재건축 연한 연장을 피해갈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재건축 연한 연장 적용 대상의 85%가 비강남권에 자리 잡고 있어 비강남권 재건축사업들에게는 타격이 클 것이라고 업계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1일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집계에 따르면 서울에서 차기 재건축 추진 가시권에 있는 1987~1991년에 준공된 아파트가 총 24만8000가구이며 이 가운데, 강남 3구의 아파트는 3만7000가구, 전체의 14.9%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3구에서 재건축 연한 강화의 직접 타격을 받을 단지는 15%에도 못 미치고 나머지 85.1%의 21만1000가구는 강남3구가 아닌 비강남권의 아파트 재건축이 지연되게 되는 것이다. 강동구를 강남 4구에 포함해도 대상 비율은 20% 미만이다.

국토교통부는 2014년 9월 침체기에 들어선 주택 경기를 살리기 위해 ‘9ㆍ1 규제 합리화를 통한 주택시장 활력 회복 및 서민 주거안정 강화방안’을 발표하고 준공 후 20년 이상의 범위에서 조례에 위임돼있는 재건축 연한을 최장 30년으로 완화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서울시 재건축 연한이 40년에서 30년으로 최대 10년이 단축돼 2019년부터 재건축이 가능했던 1987년 준공 아파트들이 2017년부터, 2022년부터 재건축이 가능했던 1988년 건설 아파트가 올해부터 재건축 추진이 가능해졌다.

당시 정부는 강남 특혜가 아니냐는 전문가들의 우려에 “강남3구의 아파트 비중이 15%에도 못미치고 주로 비강남권의 아파트가 혜택을 본다”고 해명했다.

또한 준공 연도가 30년 미만일수록 강남권 비중은 더 줄어든다. 1970년~1980년대 초반 강남 개발이 집중적으로 이뤄진 뒤 1980년대 이후에는 재개발, 택지개발사업 등을 통해 강북 등 비강남권에 중ㆍ고층 아파트가 대거 들어섰기 때문이다.

최근 부동산 업계 소식통의 집계에 따르면 올해 기준 준공 20년 이상, 30년 미만의 1989~1998년 건설 아파트는 1249개 단지, 총 42만7983가구로 이 가운데 강남 4구의 아파트는 14.9%에 불과하다.

송파구 등 강남은 물론 목동, 상계동 등 비강남권 주민들은 오락가락하며 예측이 불가능한 정부 정책에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서울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단지 일부 주민들은 커뮤니티 등을 통해 “최근까지도 정부가 재건축 연한 강화 검토는 하지 않고 있다더니 며칠 만에 말을 바꿔 재건축 연한 강화를 추진한다니 어느 말을 믿어야하냐”며 “제도 개선 전까지 안전진단이라도 신청해야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특히 강남에서 개발이익을 본 중ㆍ저층 아파트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도도 적용되지 않는 큰 면죄부를 쥐어준 가운데 이제 와서 재건축을 추진하려는 비강남권 재건축단지에 족쇄를 채우는 정부에 대해 더욱 업계의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앞뒤가 안 맞는 정부의 규제책의 오히려 강남 특혜만 키우는 꼴이다”며 “강남 새 아파트는 이득을 보고 노후화된 아파트는 집값 하락이 불 보듯 뻔하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되레 비강남권 재건축이 피해보는 점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정부가 재건축 전체의 문제를 강남의 문제로만 보는 시각에서 잘못됐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지난 23일 cpbc 가톨릭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김혜영입니다’에서 채미옥 한국감정원 부동산연구원장은 “사실 재건축이라는 문제를 강남 쪽의 문제로 이원해서 보는 것 자체가 문제다. 우리나라는 현재 비정상적인 재건축시장에 대한 인식이 팽배해져있는데 재건축사업은 강남이나 강북으로 나눌 문제가 아닌 주거 안정성이라던지 주거 서비스, 주거환경개선, 자원낭비 방지 측면에서 해야 한다”며 “더 크게는 도시 공간구조와 기반시설 등을 고려해 재건축의 밀도 등 세세한 것들이 결정돼야 한다. 하지만 재건축사업을 자산 가치를 증식시키는 수단으로 받아들이고 정의하며 재건축에 대한 대책이 마치 강남에 더 이익이냐 강북에 더 이익이냐의 얘기로 나뉘는데 그건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밝혔다.

이처럼 정부가 재건축 연한 연장이라는 카드를 꺼낸 가운데, 이를 꺼내든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강남 재건축 집값 잡기가 아닌 비강남권의 피해가 예상돼 정부가 이 같은 업계의 전망을 고려해 규제책을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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